주식이야기

[정보글] 채권 금리가 무엇이길래 시장이 이런걸까?

다이센 2021. 2. 26. 20:54

 

어려운 분야고 모르는 분들이 좀 있는 것 같아서 간단하게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사실 제가 제대로 쓰는지 모르겠는데, 혹여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친절한 첨삭 부탁드립니다.

 

 

 

#1. 채권과 채권금리의 차이 / 간단하게 알아야할 지식

 - 우선 이 둘부터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채권은 말그대로 채권이고(간단하게 지금 현 상황에서는 미국이란 국가, 정부가 발행하고 보증하는 채권이라고 보면 됩니다.) 채권 금리는 그 채권이 보유한 금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 국채는 일반적으로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초단기채(만기 3개월 이하), 단기채(만기 1~3년), 중기채(만기 3~7년), 장기채(7~10년), 초장기채(10~30년) 정도가 있습니다. 외에 옵션이 다양하게 있는데 그거까지 설명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집니다.

 

 - 현재 우리가 지금 보는 채권의 금리는 '적정하다고 생각되는 금리' 입니다. 즉, 표면금리가 아니라 시장금리입니다. 시장이 결정하고 판단하는 적정가란거죠. 표면금리는 매월 입찰을 통해 결정됩니다.

 

 

 

#2. 채권 금리가 왜 오르나요?

 - 이건 히스토리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선진국 대열에 있는, 즉 화폐 가치가 보장되어있는 국가는 대부분 양적 완화라는 정책을 통하여 경기를 부양하였습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간단하게 화폐를 발행한 뒤, 국채를 매입하고, 그 국채를 매각한 주체들은 많은 현금 유동성을 가지게 되니 투자 심리가 활성화됩니다.

 

 - 이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단기채부터 장기채까지 가격은 미친듯이 치솟습니다. (그래봤자 장기채 기준 5~10% 정도이긴 합니다. 채권 금리는 몰라도 채권이 5% 움직이면 상당히 많이 움직이는 겁니다.) 나라가 부르는 대로 사준다는데 땡큐니까요. 하지만 이내 안정화의 조짐이 보이면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채권의 가치는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 국가는 채권의 매입을 위해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게 됩니다. 채권의 매력도를 떨어뜨려야 그만큼 국가에게 채권을 매각하는 주체들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채권금리에서 나오는 금리보다, 주식에 투자해서 나오는 배당 수익률과 차익 거래가 월등하게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단타꾼들은 이 때 숏배팅보다는 레버리지 옵션을 끼고 국채를 매입해서 투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익은 빅숏에 비해 적지만 훨씬 안정적이죠.)

 

 - 그리고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안정화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발생합니다. 슬슬 채권에 대한 리밸런싱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때 착각하면 안되는게 정부가 채권의 매입 포지션이 넓은거지, 매입만 하는게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 금리를 조금씩 올리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이 영향으로 2022년에 들어 1월물과 2월물의 채권 금리가 조금씩 상승한 것이 보였죠.

 

 - 하지만 시장은, 잔뼈가 굵은 투자자는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로존 경제위기 당시의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채권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해야할 일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저금리의 채권들을 빠르게 매도하고 금리가 빵빵한 새로운 채권들 위주로 갈아탈 준비를 합니다. 채권 매매가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기대심리로 인하여 시장금리는 폭등하고 향후 입찰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지금 채권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요동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3. 채권 금리는 오르는데 내 주식은 왜 이런 것인가요? 경기가 회복되면 좋은 것 아닌가요?
 - 가장 큰 원인은 투자 매력도입니다. 우리같은 개인 투자자들이야 차익거래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은행이나 보험 같은 기업은 배당과 이자에 중점을 둔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일반적으로 나스닥 혹은 S&P500 의 배당 수익률과 채권 금리 수익률이 데드 크로스되는 시점에 하방이 발생합니다. 즉, 주식 투자해서 배당 빨아먹는 것보다 채권 사서 금리 따박따박 받아먹는게 더 매력적인 상황이 오는 겁니다. 간단하게, 과장 조금 보태서 지금 갑자기 뜬금없이 한은에서 연이율 10% 고정금리 적금을 발행했다고 생각해봅시다. 어떻게 될까요? 할 시간에 바로 돈 싸들고 가입하러 가야죠. 상당히 많은 예수금들이 해당 상품으로 이동할겁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주식은 매도 포지션이 발생하고, 채권은 수익률에 따라서 매수 포지션으로 변경됩니다. 하지만 결국 채권 금리의 천장이 어디인지, 주식의 바닥인지는 결정되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시장은 큰 변동성이 발생합니다.

 

 - 그리고 동시에 유동성 회수,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그만큼 시중에 풀리는 돈은 적어집니다. 유동성이 적어지고 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의 가이던스 자체가 하향됩니다. 실적 자체에 변경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가격도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 그렇기 때문에 러셀 > 나스닥 > S&P500 > 다우 순으로 하방 폭이 차이가 발생하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배당 매력도가 높은 주식들이 많은 다우 지수 종목들은 캐시 카우 위주로 포진되어있고, S&P500 은 다우와 나스닥 반반, 나스닥은 고성장 위주의 기술주, 러셀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소형주 위주입니다. 나스닥과 러셀은 배당 정책보다는 그 돈으로 적극적인 투자 정책을 펼치는 기조가 강하기 때문에 배당 매력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레 채권 금리의 상방 압력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커지게 됩니다.

 

 

#4.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요?

 - 보편적으로 채권 가격과 발행은 그 때 그 때 맞춘다기 보다는 예산과 스케쥴에 맞게 진행되기 때문에 변하지 않습니다. 즉, 미래는 정해져있지만 우리는 그 미래를 알 수 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격이 맞을 때까지 시장은 미친듯이 요동칠 것입니다.

 

 - 낙관론자들은 YCC 정책에 행복회로 가동 중입니다. YCC는 Yield Curve Control 이라는, 즉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입니다.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라는 방식입니다. 유로존 경제위기 당시에 미국이 시행했던 정책입니다. 장기채를 매입하는 대신에 3년 미만의 단기채를 시중에 풀어서 급한 불을 끄는 정책입니다. 뒷 일은 다음 대통령이 알아서 하는거고.

 결국 양적완화와 동일한 방식입니다. 장기물의 금리가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매해서 가격을 잡겠다는 겁니다.

 

 - 하지만 YCC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은 1월 말부터 유동성 회수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중국이 4,300조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시행한다는 글이 있던데, 이건 그냥 국가 예산 기반의 인프라 투자 정책입니다. 지금의 재정 통화 정책과는 결이 다릅니다. 게다가 국내 기사 외에는 전혀 해외 기사가 없는데 혹시나 관련 자료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중국은 사회주의 정책과, 춘절 기간동안 시장을 닫아놓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큰 타격 없이 유동성 회수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롱텀의 휴장 기간도 없고 비밀리에 회수할만한 구조도 아닙니다. 만약에 여기서 YCC를 무리하게 시행하다가 달러 가치가 훼손되는 순간,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도래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주식쟁이들 돈 몇 푼 보태주겠다고 미국이란 국가의 패권에 흠이 가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죠.

 

 - 그리고 결국 언발에 오줌 누기입니다. 언젠가는 결국 경기가 회복되고 금리는 인상되어야 합니다. YCC가 반복될 수록 하방 압력과 금리 인상의 폭발력만 더욱 커질 뿐입니다. 언젠가는 하방으로 가야하는데 누적되면 누적될수록 그 폭만 커진다는 겁니다.

 

 

 - 이전에 비슷한 논지의 글을 작성한 적이 있는데, 결국 경기가 회복되고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중단)과 금리 인상이 결정된 순간, 단기적 하방은 피치 못할 상황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에도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로 5% 씩 빠지는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지금 유동성을 감안하면 최소 10%, 최대 20% 정도 빠지는 것도 감안해야합니다.

 - 하지만 장기적인 하락은 절대로 없다고 단언합니다. 2015~2016년 때도 양적완화 끝나면 죽는다, 금리 인상하면 거품 꺼져서 망한다, 지금 닷컴 버블 전고점까지 올라왔는데 양적완화 중단하면 나스닥 Again 1000이다 이런 글 지겹게 봤습니다. 그래서 망했나요? (그리고 양적완화의 부작용으로 미국이 무너지는 시점에 빅숏 배팅이 아닌 이상 어디를 투자해도 손해입니다. 신냉전이라 중국이라 싸우고 있으니 중국에 투자? 중국 자본이 미국에 얼마나 들어가있는지 아시면 그런 말 못합니다.)

 

 - 제 2의 닷컴 버블이 오지 말란 법 있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IT 시대에 돌입한 지금과 당시는 결이 다릅니다. 전세계의 자본이 공유되다시피 분산되어있기 때문에 한 군데만 흔들려도 전세계가 흔들립니다. 당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경제위기가 우후죽순 터졌음에도 미국은 약한 조정만 받고 살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지금 버블 수준의 폭락이 발생하면, 닷컴 버블이 아니라 경제대공황급 침체의 발생입니다.

 

 - 지금 채권 시장 자체가 과열된 상황인건 맞습니다. 미국은 양반이고 유럽 채권들은 지금 말그대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죠. 그냥 길게 보시란 말만 하고 싶습니다.

 

 

#5. 마지막으로

 - 개인적으로 12월~1월달 소형주들에 대한 인기가 급등하면서 소형주 투자자들이 정말 많다는 걸 보았습니다. 특히 캐시우드발 종목들이 정말 인기를 끌었는데... 솔직히 저는 제 주변 사람들한테 그 것들은 지금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게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주식들은 정말 상위 10%들만 미래 가치를 잠재하고 있고 90% 는 골로 갑니다. 초고위험 주식들에 대한 투자가 너무 만연하게 진행되어있는데 가치주로의 자산 분배가 필요한 시점이라 봅니다.

 

 - 롱텀의 관점에서는 분산 투자(매수)의 기회라고도 봅니다. 아무쪼록 다들 성투하기를 빕니다.